09. 장점과 단점 글을 읽고 끄적이는 글.

요즘 내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부족하다, 못한다, 모른다, 바보 같다’와 같은 자책성 말이다. 그럴 때면 내가 뭘 잘하던 시절은 있었나? 생각해보곤 하는데 창업을 하기 전까지의 나는 어디 가서 못한다 소리는 들어보지 않고 살았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이렇게 된 걸까?

나이를 먹으면 더 전문성이 쌓이고, 능숙해질 줄 알았는데 나는 매일이 서툴고, 모르는 거 투성이인 캄캄절벽 위에 서있는 기분이다. 이 길이 내 길이 아닌 걸까? 내가 정말 능력이 안 되는 걸 한다고 한 걸까? 스스로에 대한 불신이 쌓이면 쌓일수록 나는 작은 실수에도 하루 종일 꽁한 마음으로 스스로를 미워하곤 한다.

친구들은 이제 제법 자신의 분야에서 자리를 잡고, 연차도 쌓이고 있는데 내 창업의 연차는 매번 리셋이 되고 있다. 6년 동안 창업을 한 건 끈기가 있는 것 같으면서도, 늘 새로운 도전이었으니 새로운 분야에서 다시 또 처음.. 그리고 또 처음.. 그런 걸 생각하면 끈기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매일이 고통이지만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한다. ‘내가 정말 창업가의 삶을 선택할 거라면 1년, 2년이 아닌 10년, 20년 뒤에도 창업가로 살 거라면 이보다 더한 일도 반드시 만나게 될 건데 이 정도로 무너지지 말자. 버티자. 넘어서자. 이 단계 넘어서면 더 큰 고통이 나를 기다리겠지만 기꺼이 받아들여야지만 나는 창업가로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이다.

나는 참 꾸준한 사람이다. 좋게 말하면 성실한 사람이고, 나쁘게 말하면 발전이 더딘 사람이다. 나의 이 꾸준함을 장점으로 볼 것인지 단점으로 볼 것인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우리 팀 안에서는 이 꾸준함이 장점이 되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으로 단단하게 버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들리더라도 무너지지 않는 꾸준함을 가진 팀이 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