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너무나 애증 하는 우리 동네 in Seoul ! 말 그대로 좋아하지만 싫어하고, 싫어하지만 좋아하는.
우리 동네에는 담배꽁초, 플라스틱 컵과 같은 자잘한 쓰레기들이 항상 있으며,
오전부터는 시끄러운 공사 소리가, 밤에는 사람들의 들뜬 목소리가 들린다.
특히 여름에는 쓰레기 냄새와 같은 꾸리 꾸리한 냄새가 내 코에 깊숙이 침투해 눈살을 찌푸리고 다녔다. (심지어 에어컨까지 고장이 나 약한 땀 띠가 나와 함께 했었다!!!)
이러한 점들은 나를 힘들게 만들었고 내 머리 속엔 이 곳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 차 있었다. 그래서 한동안 우리 동네에 대한 나의 마음을 꼭꼭 숨기고 부정했다. 말도 안되는 말이지만 이 점을 인정하는 순간 이 동네에게 내가 '졌다.'라고 느껴질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우리 동네의 낭만적으로 보이는 것들을 포착하며
너무나 따뜻한 여름을 견디기로 하였다.
'증' 에서 '애' 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 말이다.
담 벼락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형형색색의 플라스틱 컵들. 아무렇게 하지만 규칙적으로 붙여져 있는 스티커 들. 버려져 있는 의자에 앉아있는 저녁 7시즈음 사람들. 새로운 가게들 사이에 자리한 오래된 공간 들. 아스팔트 틈 속에서 약하지만 견고하게 자리하고 있는 잡초들 등... 하나, 둘 포착 하다보니 드디어 아침, 저녁으로 찬 바람이 솔솔 불고 해가 빨리 지기 시작했다.
2022년 여름, 나만의 우리 동네 싸움에서 이긴 것이다. 🍀 (글을 쓰는 동안 새삼스레 너무나 고맙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된다.) 누군가는 나의 이러한 마음을 '별 것도 아닌데 힘들게 살았네.'라고 할 수 있지만 나는 나를 조용한 박수 세 번으로 칭찬하고 싶다. 아, 낭만적인 것들에게도. 짝짝짝
내년에 나는 꼭 지금의 우리 동네를 떠날 것이지만 '포착한 낭만적' 덕분에 그리워할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괜히 우리 동네였던 곳을 어슬렁거릴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