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영위하는 많은 오프라인 공간에서는 수많은 매너가 존재한다.
흔히 영화관에서는 핸드폰을 진동, 무음으로 설정하는게 습관이 되고, 헬스장에서는 바벨을 놓을 때 소리가 크지 않게 놓는다던지, 수건으로 이용한 기구를 닦는다. 뿐만 아니라 당구장에서는 험악한 인상과 무서운 문신을 가진 사람들도 자신의 차례를 기다린다. sns게시물에는 00에서 매너, 000에서 지켜야 할 것! 이라는 이름표와 함께 사람들께 넌지시 매너를 알려주는 게시물도 넘쳐난다. 이렇게 매너에 진심인 나라가 또 있겠는가?
한국인은 정말 매너지수가 높은 나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매너지수가 높은 나라일수록 선진국일 확률이 높다고 한다. 약 4년 전 나는 약 40일동안 캐나다 벤쿠버에 머물렀다. 캐나다에 머무를땐 몰랐던, 캐나다의 높은 시민의식이 갑자기 그리워진다. 매너 좋은 한국인데 벤쿠버가 왜 갑자기 그리워지지? 하는 의문을 가질 것이다. 출퇴근 버스를 탈 때마다 한국사람이 매너를 지켜줬음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매너는 등에 메는 백팩을 본인의 다리 사이에 놓거나 바닥에 놓는 것이다.
벤쿠버에서는 버스나 지하철에 오르자마자 본인이 메고 있던 가방을 바닥에 내려 놓거나 본인의 종아리 옆에 닿을 수 있게 한 손으로 잡고 있는다. 이 매너 덕분에 사람들이 타고 내릴 때 한결 수월하다.내 생각엔 아직 이 매너는 한국인이 매너라고 생각을 못하는 것 같다. 출퇴근길은 사람이 몰려 만원버스가 되는 것은 다반사이다. 버스는 사람을 조금이라도 더 태우려고 하지만, 사람들은 본인의 영역을 지키기에 여념이 없다. 타려는 사람과 내릴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으로 조용한 전쟁(가끔은 시끄럽기도 하다)이 벌어진다. 하루는 가방 멘 사람들이 너무 많아 사람들도 타지 못하고 내리지도 못하는 상황에 등에 멘 가방을 내려달라고 말해보았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아 내릴 정거장을 지나친 경험도 있다… 난 보통 가방을 멘 사람들의 가방을 밀쳐내고 싶지만, 남의 것에 함부로 손대지 않으려 하고, 사람들 틈 사이로 몸을 구겨넣음과 동시에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며 나만의 영토를 만들어 간다.
오늘 출근길도 험난하게 왔지만, 버스나 지하철 같이 사람이 많이 타는 대중교통에서는 메고 있는 가방을 바닥에 내리는 매너가 한국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