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멀고, 집에 가는 길에 사람에게 덜 끼어가보겠다고 멀리 돌아가니 핸드폰으로 누누에 글을 쓸 시간이 생겼다. 왠지 나 좀 멋진 여성이 된 느낌이다.

저번 주, 토요일까지 학여울역에서 열리는 궁딩팡팡 행사를 뛰고 이번에도 정말 감사하게도 일요일 하루 빼주셔서 기분전환으로 머리를 하러 갔다.

매번 파마와 염색을 같이 하고 싶었는데, 항상 듣는 말은 "펌 하시면 염색 못하고 염색하시면 펌 못해요😢" 였다. 그래서 나는 근 몇 년 동안 펌을 선택했고 염색은 뿌리염색으로 존(중하며)버(텼다)

이번엔 정말 변화를 주고 싶어서 염색을 선택했고, 그 중에서도 솜브레를 선택했다! 머리카락 중간 중간 탈색을 하고 전체 머리에 색을 입히면 탈색한 부분만 색이 빠져서 예뻐지는..기분이 전환되는..나도 처음이라 사실 잘 모른다. 이 참에 앞머리도 만들고 싶어서 물어봤더니 앞머리 없는 게 낫다고 내리지 말라신다. 전문가의 말을 잘 믿는 나는 "근데...여기 머리가 비어가지구여...." 하니까 "아 진짜요?" 하시면서 내 머리카락을 뒤적거리시더니 "여기 탈모 생겼네요!!" 하셨다.

나는 진짜 그 순간 언제부터 언제까지 다닌 회사, 언제부터 언제까지 만난 지금은 끊긴 인연들을 고소해야 할지 머리를 굴렸다. 도대체 어디서 받은 스트레스가 컸으면 내가 탈모라니!!!! 우리집은 탈모 유전이 없는데 탈모라니!!!!

일단 머리는 하고, 다행이 월요일도 쉬는 날이라 병원에 갔더니 어리니까 금방 나을 거란다. 스트레스 받지 말라는데 그거 어떻게 하는 거죠?

병원에서 나오면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나 그냥 다 내려놓고 회사만 다닐까?"

"너가 뭘 하는데 다 내려놔?"

"나? 드라마도 준비하고, 내년에 독립출판 하고 싶어서 글도 조금씩 쓰고, sns에 글도 올리고, 뉴스레터도 보내기 시작했고..."

"다 관둬 그럼. 회사만 다녀"

"근데 다음 달에 공모전 있어"

"그럼 써야지...책도 내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