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기준이 뭘까?”

누군가 내게 물었을 때, 나는 ‘어른’이란건 없다고 했다. 근거로 댄 것은, 한 나이 많은 남자였다. 어떤 이에게 따뜻한 몇마디를 했단 이유로 ‘참된 어른이다’란 댓글이 주르륵 달리던 그 사람. 그는 ‘술은 어린 여자가 따라야 제 맛’이라며 가장 어린 여자직원을 본인 옆에 앉히길 강요하곤 했다.

↪그날은 날씨도 좋았다.

며칠 뒤, 난 당시 남자친구와 여행을 떠났다. 처음으로 2박3일을 내내 함께했던 그는, 어른이었다.

부산 감천문화마을을 향해 올라가는 버스 안에서, 넌 말했다.

“진짜 달동네네”

난 그곳에 도착도 하기 전이었는데, 넌 왜 내 감상을 빼앗았을까?

마을에 도착했다. 참 아름다웠다. 알록달록한 집들이 보기에 예뻤다. 나는 어서 가야 줄을 안선다며, 어린왕자 동상을 향해 날아가듯 걸었다. 스무 살 때부터 꼭 가고 싶었던 곳이었다. 설렜다. 운좋게 금세 사진을 찍고, 카페에 갔다. 그 모든 과정이 난 행복했다. 그리고 넌 틈틈이 말했다.

“이런데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까?”

“이런데 살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겠지?”

그 질문들에 나는 왜 조금 슬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