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1월 31일, 내 대학시절과 힘든 순간마다 함께했던 어라운드 서비스가 종료된다.
우연의 계기로 익명 다이어리앱 어라운드를 발견했었다.
처음엔 호기심에 몇 번 쓰다가, 특유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점점 스며들었었다. 친구에게 남자친구에게 가족에게도 하지 못했던 말이나
‘오글거린다'라는 말로 치부될까봐 끄적이지 못했던 글들을 담았다.
어디엔가 뱉고싶은 말들도 결국엔 누군가에게 가서 닿길 바라는 것이기에, 익명의 힘에 기대어 뱉었다. 익명성의 가장 위험한 악플은, 벗찌제도로 잘 기획한 것도 서로 따뜻하고 위로의 말을 건내는 분위기도 좋았기에 생각날때 한번씩 들어가곤 했다.
개인적으로 다행이었던 것은, 나는 이 어플을 위로받는 공간으로 인지했고 그런 용도로 주로 사용했기에 우울하거나 힘든시기가 줄어들며 자연스레 방문빈도가 줄어들었다.
서비스가 종료된다는 말을 들은 순간, 너무 많이 서운하고 아쉬웠다. 잘 쓰던 서비스가 종료된다고 이정도로 아쉬울수가 있을까?
왜 나는 이토록 울컥하는 감정이 들까 생각해보니 ‘추억'이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유현준교수님의 영상을 자주 찾아보는 편인데 유현준 교수님의 말을 들어보면 ‘공통의 추억을 공유하는 공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싸이월드가 사라진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슬퍼하고, 부활한다고 했을 때 이슈가 되었던 것도 비슷한 이유도 있지 않을까?)
아마 나에게 어라운드가 그런 공간이지 않았을까 싶다. 서로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과 쌓은 추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