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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전화통화를 통해 3개월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것 같다. 아니, 확실하게 들었'었'다. 하지만 잊었다. 절박했던 마음만큼 '합격'이라는 단어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듣기는 들었지만, 흘려들어 그의 기억 속에 3개월이라는 단어는 들어오지 않았다. 단지, 육군'처럼' 2개월 동안 '룰루랄라'하고 오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현실은 그게 아니었지만 말이다.

⁉ 앞서 말했듯 공군은 육군과 다르게 3개월의 훈련기간이 주어진다. 적어도 육군보다 3배 힘들다는 의미이다. 거기에 핸드폰도 쓸 수 없고 훈련소는 '진주'였다. 심적인 고통은 3배 그 이상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특히, 육군에 입대하는 사람들은 우리보다 한 달 늦게 입대하고, 같은 날 임관한다. 훈련강도는 또 어떠한가. 법무관, 군의관과 함께 훈련을 받아 강도가 낮다. 강도 높은 훈련은 따로 열외한다. 몸이 재산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 그에 반해 공군은 어떠한가? 훈련 첫날부터 바닥을 기어다닌다. 가입소 기간이 끝난 후, 입소 확정된 시점부터 그들은 맑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물론, 흙바닥에 누워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주변에서 조교들이 외친다. "똑바로 안해? 아직도 너네가 민간인인줄 알아?" 가입소 기간 중 젠틀했던 그들의 모습은 어디로 갔는가?

✅ 여튼, 가면을 벗고 본성으로 돌아간 그들과 마주한 후, 그는 '달릴 수밖에' 없었다. 3개월 간 학교 연구실서 노숙하면서 키워온 살덩어리들과 함께 말이다. 몸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았지만 달려야 했다. '절박했던 마음'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달릴 수밖에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3km, 금요일마다 행해지는 '전투 뜀걸음'. 그리고 함께 이어지는 각종 달리기 행사. 그는 버텨야 했다. 낙오하지 않기 위해서.

🆖 사실 그에게 훈련소 달리기는 훈련소에서 '살아지기' 위한 달리기였다. 그 달리기는 그의 의지가 1도 없었다. 단지, 그는 도태되지 않기 위해 서 있으면 안 되는 상황에 놓여있었을 뿐이다. 결국, 그는 훈련소에서 사라지지 않으려면, 살아지기 위한 달리기를 지속해야 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지속성은 3달을 넘기지 못했다. 그에게 3개월 간 달리기는 '지옥'(🤮)이었으니까.

🏃‍♂️ 그 지옥을 뚫고 그는 '현재' 달리고 있다. 훈련소를 나온 후, 무슨 일이 있었을까? 단 하나의 언지를 던지자면 단순히 '오기'로 부터 시작했다. 그 안에는 '내가 이 따위에 굴복한다고?'라는 헛된 생각과 '이 정도 쯤은 극복할 수 있어!'라는 생각이 내재돼 있다. 물론, 아직도 그 오기는 지속되고 있다. '끝장을 보자!'라는 심정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