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
다 하고 나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는데, 또 돌아서면 사라져버리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이다. 해도 해도 끝이 없다. 하는 즉시 효과가 있는 것 같지만 돌아서는 즉시 효과가 사라지는 기분이랄까. 처음 자취를 한 이후에는 살림에 꽤나 재미를 붙였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소질이 없었는지, 유지를 잘 못하는 나는 해도 해도 끝없는 집안일이 어느새 내 시간과 에너지를 잡아먹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런드리고를 787일째 쓰고 있고, 청소연구소도 한때 애용했었다.
몇 번 써보니 전문가에게 왜 돈을 주고 맡기는지 이해가 되었다. 청소연구소가 다녀 간 뒤로는 화장실의 줄눈이 하얗게 변해 있었고, 런드리고의 빨래는 향기롭고 뽀송했다. 집안일에 돈을 쓰는 나를 눈치챈걸까, 어느날 당근마켓이 나에게 광고를 하나 보여줬다.
출처 : 오늘수거 홈페이지
‘분리수거 대신 해드려요.’
읽어보아하니, 175L의 쓰레기를 대신 버려주고 회당 금액을 받는 형식이었다. 최소 금액이 회당 7,500원 가량 부터였는데,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이 말이 입밖으로 튀어나왔다.
“겁나 비싸네”
아니, 내가 아무리 집안일에 돈을 잘 쓰고 있다지만 이건 좀 아니지. 분리수거 한 번에 7,000원이 넘다니 너무 비싸다. 그런데 아래 후기들이 꽤나 많았다. 호기심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아니, 여기에 돈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고? 이 사업이 잘 되고 있다고? 왜지?’
‘스타트업 마케터라면 새로운 서비스는 빨리 써봐야지’ 라는 말을 종종 들어서인지,
그냥 개인적인 호기심 때문인지, 새로운 집안일 서비스를 마주했다는 신선함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마침 3회 무료체험이 있어서 신청해버렸다.
이틀만에 꽤나 빨리 오늘수거 박스가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