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 ~ 9시 30분 사이에 출근을 해서 커피를 탄다. 너그러운 마음은 아침 커피에서 나온다. 나는 그렇다. 커피 한 모금 마시면, 갑자기 세상에서 내가 못할 일은 없다고 느껴진다. 이게 바로 수혈의 맛인가 보다. 나는 갑자기 얼굴이 환해지며 출근하는 분들에게 인사를 한다. 그래! 나는 오늘 아주 멋진 하루를 보낼 수 있어! 난 ㅈㄴ멋있어!

그리고 메일과 노션을 켜서 업무 시작을 하려고 하지만, 아 맞다 나 혼자 마케터지. 메일도 없고 노션을 켜도 결국 내 업무 페이지다. 그럴 때 나는 노션 계정을 변경해서 누생누영에 들어와서 글을 쓴다. 지금 나는 산에 쿵 박혀 있는 바위를 만난 기분이다. 직장인들이 서로 공유하고 키득키득 거리며 웃고 떠들 수 있는 심리테스트를 만들어서 뿌리자는데 도저히 어떤 테스트를 만들어야 할지 1도 감이 오지 않는다.

🙄 MZ세대와 회사라는 공간을 합쳐서 만드는 건 어떨까요?

🤔 MZ세대도 요즘 크게 핫하지 않은 거 같은데?

🙄 아....넵넵...그럼....

🤔 좀 더 생각해봐. 재미가 있어야 하고, 재미가 없으면 정보라도 줘야 하고!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재미'라는 건 사람마다 다른 건데, 저는 '나는 회사에서 얼마나 노예일까?' 이런 게 재밌는데,,,슬프지만 웃기잖아요. 하지만 이런 걸 의견으로 냈다가는 후우,,첫 월급이 마지막 월급으로 끝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핫한 걸로 하자니 올림픽 관련해서는 내가 당장 오늘 만들어서 내일 뿌려야 할 거 같고, 코로나로 하자니 내가 만약 바이러스였다면 얼마나 치명적일까? 이런 걸 해야 할까... 정말 매일 매일이 아무말만 내뱉고 별 소득없는 회의를 한 뒤 내 머리를 쥐어짜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나는 만들어진 심리테스트를 뿌리는 마케팅 일을 하려고 왔는데 왜 내가 기획하고, 개발하고, 홍보를 해야 하는지

내 글을 읽고 웃어주시는 분들에게 에너지를 얻고 일을 시작하지만, 결국 나는 눈물버튼이 눌려 일을 마무리한다.

그렇게 터덜터덜 퇴근하고 집에 와서 주2회 피티를 받고 아침에 눈물을 흘리며 헤어졌던 침대와 뒹굴거리며 애정을 나누다보면 잘 시간이 다가온다. 내 몸은 죽어라 안 자겠다고 발악하는데 이미 눈은 잠한테 넘어가서 반쯤 가겨있다. 그러면 나는 그때 새벽 감성에 힘을 입어 인스타에 감성글을 써내려간다. 원래 감정 정리였는데 요즘에는 그냥 쥐어짜내고 있다. 뭐라도 한 줄 써고 자야 마음이 편한 글쟁이의 강박이랄까. 뭐라도 안쓰면 나는 작가의 길을 포기했나? 생각이 들어 뭐라도 쓰고 잔다. (너무 피곤하면 안 쓴다.) 그렇게 또 인스타에 글을 쓰면서 눈물을 또르르...흘리고 잠에 들면 아침이 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