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IT 쪽에서는 퍼소나로, 마케팅 쪽에서는 페르소나로 읽는다. 어차피 같은 단어니 발음이야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러나 어디에 쓰이느냐에 따라 둘 사이에는 발음 이상의 중요한 차이가 있다.

IT의 퍼소나는 UI의 User와 크게 다를 게 없다. 사용자가 우리 인터페이스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따라서 퍼소나는 최다수 사용자의 모델이 된다.

마케팅에서는 완전히 다른데, 스타트업 쪽은 물론이고 대다수 마케터가 이걸 모른다. 대부분은 IT 쪽과 비슷한 의미로 실무에 사용하는데 정말 잘못된 생각이다.

마케팅에서의 페르소나는 캐즘 앞에 분포한 사람들이어야 한다. 이노베이터나 얼리어답터이면서 캐즘을 뛰어넘을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캐즘을 넘어 새로운 붐을 일으킬 수 있다.

생각해보면 너무나 단순하고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마케터들이 페르소나를 캐즘 뒤의 사람들, 즉 대중으로 설정한다. 이는 이미 대중적으로 유명한 서비스, 메시지를 따라 하겠다는 말 밖에 안된다. "우리 서비스는 타깃이 없어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캐즘 뒤의 사람들은 두 종류밖에 없다. 캐즘 앞의 사람들을 따라가거나, 아니면 그들을 오타쿠라면서 비웃거나. 고로, 마케팅에서의 페르소나는 캐즘 앞의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