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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은 주로 경력직을 뽑는다. 이때 경력직은 일 경험과 공부 시간을 포함한다. 석사 이상의 학위를 가졌거나 3-5년 이상의 업무 경력을 요구한다. 심지어 HRD 직무는 하늘에 희미하게 보이는 별 따기다. 공고가 귀한 만큼 경쟁자들이 넘쳐난다.

학부를 막 졸업한 사람은 학위도, 일 경력도 없다. 다시 말하면 HR 직무의 신입으로 가기는 낙타가 바늘 구멍 꿇는 격이다. 그래서 고민한다. 대학원을 갈까? HR 인턴을 어떻게 붙을 수 있을까? 선배들에게 조언을 조금 더 구해볼까?

결론부터 말하면, 학부를 졸업하기도 전에 HRD 직무로 일을 시작했다. 다가오는 졸업을 앞두고 작년 12월부터 HR 직무에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류와 면접의 고비를 넘어 끝내 합격했다. 그것도 가장 좋은 조건으로. 나의 성장과 커리어를 위해 이만한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라 감사한 마음이다. 이 결론을 맞이하기까지 희노애락을 남겨서 나의 감사를 오래 남기고, 다른 이들에게도 응원을 전하고 싶다.

[초기] 일단 막 넣자, 막무가내기

에너지 낭비라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좋아하는 조직, 기업, 단체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서류를 넣어보길 권한다. 정확히는 ‘서류라도’ 넣어보는 것이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넣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서류를 넣기 위해서는 지원처에 따라 준비하고 신경 써야 할 사항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 준비과정을 밑진다고 생각하며 본전의 요행을 바라기에는 작성자뿐 아니라 그 서류를 검토하는 사람의 시간과 노력이 아깝지 않은가.

제대로, 똑바로 준비해서 서류를 넣어보자. 대학을 지원하던 때 마음을 떠올려보면, 내신이나 수능 성적이 안정권이 아니어도 상향 대학을 쓰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고 대입 준비를 대충 했는가? 그 상향 대학에 붙기 위해 오히려 더 애쓴다. 성적이 낮음을 보완하기 위함이다. 그 마음과 같이 나의 경력이나 학업이 부족하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한 매력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전략은 오로지 본인만이 알 수 있다. 타인과 같은 경험을 해도 내가 한 역할까지 같을 순 없다. 공모전을 준비해도 자료조사, 인터뷰, 발표 등 할 일이 많다. 그저 활동 이름과 시기를 주욱 나열하기보다 내가 한 활동을 파고들어보면 ‘내가 공들인 일’이 드러난다. 그 일이 바로 나만의 매력적 전략이 된다. 그 전략을 풀어내는 서류가 곧 막무가내의 시작점이 된다.

[중기] 따끔한 충고를 달게 삼키자, 고진감래기

막무가내기에 쓴 서류는 분명 떨어진다. 혹자는 속상함 혹은 분노 섞인 목소리로 이렇게 물을 것이다. “그럴 거면 서류를 왜 써!!!” 라고. 그 답은 명확하다. 그 서류는 붙기 위함이 아니다. 나의 커리어와 그에 따른 준비과정을 제3자의 시각에서 보기 위함이다.

실제 예시를 들면 이해가 쉽다. 평소 10년 넘게 지켜봐온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싶었다. 마침 그 회사의 HR 직무 공고가 떴다. 1년 이상 경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 회사의 비전과 미션뿐 아니라 그간의 우여곡절과 성과를 모두 파악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일 경험은 아니더라도 유관 경험에 일하고 싶은 열정과 애정을 녹였다. 이만한 글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만족감을 느껴 서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