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de>
📷 (지인들이 더 많이 남겨준) 사진 기록 몇 점.
</aside>
📌 시간이 없어서 간략하게, 의식의 흐름대로 남겨본다. (두서없음 주의)
1️⃣ 간절함
- 작품 모집 소식을 처음 들은 순간부터, 참가를 다짐하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시간도 아니지. 소식을 들은 순간에 다짐했다. 배고프면 밥을 먹어야 한다는 본능처럼. 돌아보면 새삼스러울 정도로 당연히 참가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 이 순간을 돌아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 “아, 간절함은 흔히 보거나 들은 것처럼 꼭 그렇게 절박하거나 괴로운 감정이 아닐지도 모르겠구나.”
- 그저 살아있기에 반복되는 호흡처럼 되뇌던 소망. 그토록 차분한 것도 간절함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돌아보면 나는 그런 결의 사람이기도 하다. 다급한 속도를 따라가면 쉽게 본질을 놓치는 사람, 그 속도가 빠를수록 내가 하는 게 무엇인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 작가로서 살아보고 싶다는 나의 소망은 얇고 촘촘하게 쌓여서 퍽 초연하게 존재하고 있었다. 기회라는 바람이 다가온 때에 슬몃 눈을 반짝였을 뿐이다.
- 이토록 고요한 것을 간절함이라 정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남다른 속도로 돌아가는 나의 실행력 때문이었다. 전에 보지 못한 속도로 작업하는 내가 있었다. 여전히 완벽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나는 조건을 따질 겨를 없이, 내 걸만한 형태나 크기의 그림이 없다는 걸 깨닫고선 집에 널브러진 드로잉북에서 남은 종이를 모조리 뜯어 모았다. 그 종이를 추려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혹여 모집이 마감될세라 열흘 만에 4점의 드로잉을 완성했다. ‘나’치고는 굉장한
미친 속도였다.
2️⃣ 나의 그림과 나의 그림
- 나는 무언갈 간직하는 걸 좋아한다. 나의 글과 그림도 대개 내가 간직하고 수집하고 싶은 형태로 완성되는 편이다. 그래서 커봤자 손바닥에 들어올 만큼 자그마한 그림을 그려왔다. 아담하고 거칠고 촘촘한 게 내 그림의 특징이다(내 마음의 특징이다).
- 그래서 지금까지 내가 그린 그림은 다 내가 가지고 싶어서 그린 그림들이었고, 판매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그림이었다. 그래서 좀 날 것으로 말하면 ‘판매할 만한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했고, 처음으로 ‘내 그림체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이미지’는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 작품의 상품성에 대한 고민이지만, 내 시야는 아직 좁았다. 나는 나와 같은 취향을 가진 분의 마음을 흡족하게 할 수 있는 형태에 대한 고민을 주로 했던 것 같다.
- 솔직하자면, 이 고민에 대한 답이 이번에 그린 그림들에 완전히 녹아들지는 않았다. 지금의 내 실력과 수준이 거짓말 없이 그대로 담겼다. 당연하다. 이제야 처음 시작한 고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