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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나는 ‘왜 더 나아지지 않는 걸까?’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발전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고, 하고’싶다’라고 말만 하는 나를 질책하기 바빴다.

과거로 잠깐 가보자.

대학을 다니며 돈을 벌 수 있게 될 때부터 나는 꿈꿨던 것들을 하나둘씩 이뤄냈다. 이를테면 커피향 솔솔 나는 카페에서 앞치마 두른 채로 “어서 오세요~” 하며 카페 일해보기 같은 것. ‘카페 아르바이트생’이라는 로망 같은 것을 나도 갖고 있었다. 아메리카노를 왜 마시냐는 사람이 카페 알바를 꿈꾸고 있었으니 앞뒤가 안 맞지만…. 우연히 베이커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까만 물을 무슨 ‘맛’으로 먹는지 조금씩 알게 되었다.

어느 날 걷다가 한 체인점 카페 문 앞에 ‘알바 구함’라는 단어와 핸드폰 번호가 정직하게 적혀있던 종이를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번호를 찍어 냅다 전화를 걸어버렸다. 그 가게에서 처음으로 카페 일을 하면서 잘한다고 밥 얻어먹고, 밥심으로 더 오래 일하고, 사장님, 단골손님들과 친해지다가 매니저 업무까지 맡게 되었다. 내가 일하던 자리에 적합한 사람을 고용하는 날이 오다니. 대학 친구는 지나가는 말로 이렇게 말했다.

“야, 니는 진짜 한다면 하는 애구나.”

고작 이 몇 단어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문장이, 한동안 뜬금없이 나를 웃게 만든 이유라는 걸 친구는 알고 있을까. 나는 계속 ‘한다면 하는 애’가 되고 싶었다.

이후에도 워킹홀리데이를 간다거나, 해외에서 살아본다거나, 내 돈으로 부모님과 여행한다거나 등등의 꿈을 이뤘다. 그것들이 쉬웠냐 하면은 그렇지도 않았다. 쉽게 얻을 수 있는 성취였다면 망각의 동물이라는 인간이 이렇게 뚜렷하게 기억할 리 없으니.

단 한 번도 두렵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처음’이라는 두려움 앞에서는 늘 작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