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을 남기면 좋은 점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좋은 건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무기력함에도 과거의 나로부터 해결 방법을 찾게 해준다는 것이다. 우연히 시작하게 된 글쓰기 모임. 매일 글을 쓰면서 깨달았다. 나는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방치해왔던 거였다고. 내가 힘들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한 번도 괜찮냐고 묻지 않았다.

글을 통해 직면한 내 무기력은 나 자신에게도 인정받지 못한 슬픔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나를 가장 사랑해줄 수 있는 존재는 ‘나’라면서, 내 글 속의 나는 나의 부족함만 콕콕 집어내고 있었다. 그 때부터 모자란 내 모습을 하나씩 받아들이기로 했다. 매일 부지런한 삶을 사는 완벽한 사람이 되기보다 늦잠을 자더라도 남은 하루를 채워가는, 그저 나 다운 사람이 되기로 했다.

괜찮다고 말해줄수록, 몸의 힘듦은 전처럼 쉽게 마음의 병이 되지 않았다.

이렇게 과거의 나를 통해, 나를 다루는 방법을 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