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인분의 집에 초대받았을 때의 일이다.
집에서 바질을 키우시길래 집에서도 잘 자라는게 신기하다는 얘기를 하는 중, 그런 얘기를 들었다.
“그냥 씨앗 여러개 사서 화분에 뿌려놓고, 한참이 지나도 싹이 안올라오길래 죽은 줄 알고 버리려고 흙을 파헤쳐봤는데 새싹이 올라오고 있더라구요.”
죽은 줄 알았지만 그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았을 뿐 새싹을 틔우고 혼자 성장해 나가고 있었다는 얘기가 마음에 콕 박혔다.
가끔 ‘내가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을 때가 있다. 늘 제자리 걸음만 하는 것 같고 성장은 커녕 뒷걸음질 치는건 아닌가 싶을 때가.
어쩌면, 죽어버린줄 알았던 그 씨앗처럼 나도 내가 알아채지 못했을 뿐 아주 천천히 성장하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땅속에 뭍혀 있더라도 언젠가는 흙을 뚫고 위로 올라오겠지. 물과 햇빛을 충분히 준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