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de> 👀 익명 편지 서비스 ‘UNKOWN’에 보낸 편지에요. 4주차 주제였던 “당신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갖는 편견이 있나요?”에 대한 저의 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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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편지를 받은 너의 표정이 어떨까 궁금하다. 나는 지금 골똘한 표정으로 어떤 내용의 편지를 써볼까 고민하고 있어.
있지, 오늘 본 유튜브 영상에서 이런 말을 하더라. '남을 쉽게 판단하지 말기.' 남이 해낸 일을 쉽게 판단한다면, 비관적으로만 본다면, 그 생각은 부메랑처럼 나에게 돌아와 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대. 나의 작은 성취도 혹은 작은 실수도 쉽게 판단해버리고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된다고, 그러더라.
뜨끔 했어. 나는 다른 사람의 것을 쉽게 좋아하고, 잘 부러워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질투심으로 번져 '쳇 나도 할 수 있는 걸' 하고 중얼거리곤 해. 그래서 그런가, 나의 멋진 성취도 잘 바라봐주지 못했던 것 같아. 작은 실수였더라도 큰 실패였더라도 '오호, 그럴 수도 있지-'하고 여유있게 바라봐주는 마음. 분명 내게 있는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의 실수를 향해 '괜찮아, 그럴 수 있지-'하던 말. 혹시 내가 말로만 했던 게 아니었을까.
나에게도, 다른 사람에게도 관대해지고 싶어. 해낸 게 많다고, 실수해도 실패해도 괜찮다고. 그리고 배울 점을 찾고 싶어. 어떤 점을 가져갈 수 있을까, 다음에 나는 어떤 걸 기억하고 나아가면 좋을까.
너는 오늘 어떤 실패를 했니, 어떤 멋진 실패를 해냈니.
덧, 좋아하기를 좋아하기.
내가 좋아하는 것이 많다고 말했잖아, 히히 나는 어떤 걸 좋아하는 사람이냐면... 나는 기록하기를 좋아해. 그림이든 글이든 풀어내기를 좋아하고, 다른 이들의 풀어냄을 보기도 좋아해. 그래서 날 것이 담긴 독립출판물이나, 에세이 읽기를 좋아해. 음.. 또 그림책을 좋아해. 말로 다 전달될 수 없는 것들을 한눈에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그림은 참 매력적인 것 같아. 또.. 반복되는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는 패턴 있는 손수건을 좋아하기도 하고, 귀여운 것들을 좋아해!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거든. 또또.. 할 말이 많아지는데, 사실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였어.
그냥 이유 없이 좋은 건 찾기 쉽지 않대. 그래서 내가 이유없이 좋아지는 것들을 더 수집하고 늘어 놓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어. 또, 좋아하는 것에 왜 좋아하는지, 좀 더 이유에 집중해 보려고도 해. 좀 더 나를 알아보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그러더라.
너는 이유 없이 좋아하는 것들이 어떤 거야? 너의 이야기도 궁금하다.
22.02.03 수민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