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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에게 오기는 무엇인가? '**誤記**'인가, '**傲氣**'인가. 아마도 이 둘 다 모두 그에게 해당할 것이다. 전자는 인생의 오점을 남기면서 태어났고, 후자는 현재도 진행하고 있는 쓸데없는 고집 덕분이리라. '誤記'는 인생과 관련이 있다. 그가 달리기를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건강을 위해 달린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의 만남을 위해 달렸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그것은 인생의 '誤記'로 남아, 나에게 새로운 '傲氣'를 만들어 줬다.

❤ 달리기의 시작은 사소했다. 사랑(사람)이라는 관점에서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수단으로써, 달리기를 이(활)용했기 때문이다. 과거 그는 누군가를 만나기에 부족한 형상을 지니고 있었고, 남들에게 보여주기 부끄러운 모양새로 군대에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

👻 그는 사람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여, 매주 3회의 농구와 1회의 축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운동한 만큼 먹었기 때문에 질량보존의 법칙을 쉽게 벗어날 수 없었다. 그리고 농구나 축구는 무산소 운동에 가까웠다. 즉, 지방보다는 근육 발달에 도움이 됐다. 결국,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오래+달리기'를 추가하기로 했다. 식이요법은 덤이었다.

👀 그는 '오래+달리기'와 '식이요법'을 병행하기로 결정한 후, 곧바로 닭가슴살 5키로를 시켰다. 하루에 100그램씩 저녁 1끼를 먹기로 결정하였으니 50일치 식량이었다. 이때부터 그의 '傲氣'는 시작됐다. '배'에 '부름'이 없으면 잠을 푹 자지 못 했던 그였기 때문이다. 그의 명언 중 하나가 "소크라테스도 배고프면 돼지가 부러울걸?"이라나.

💦 그는 또 한 가지, '폐결핵 후유증'을 안고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간과했다. 물론 축구와 농구를 하면서 자신이 들숨과 날숨을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내뱉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다만, 농구나 축구는 오래달리기에 비해 '단기성' 호흡을 요구하기 때문에, 저 폐부 깊은 곳까지 와닿지 않았다.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농구와 축구를 병행하며 체력과 심폐지구력이 많이 늘었다고 착각했다.

**'멍청하게'**

🤢 '오래+달리기'는 달랐다. 폐부 깊숙이 들이마셔야 하는 공기가 한없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아니, 공기가 폐로 다가오다가 방어막에라도 막힌 듯이 튕겨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코는 또 왜 그렇게 숨쉬는 모양새를 방해하는지, 한쪽은 비중격만곡증으로 인해 꽉꽉 막힌 상태이다. 더 황당한 사실은 그는 이미 수술을 한 번 진행했다는 것이다. 10년 전에. 그런데 수술하지 않은 일반적인 비중격만곡증 환자보다 심하다. 그 정도가.

💢 그 덕에 그에게 '오래+달리기'라는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던 날, 손바닥 만한 똑똑한 기계에서 시작! 이라는 말이 100으로 변한 시점에 마음 속으로 그만!을 외쳤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왜 사서 고생을 하는 거지?' 붕어도 아니고 금세 목적을 잊어버렸다. 아니 잃어버렸다. 그리고 숫자가 300을 가리키자 잘 가던 다리를 멈칫했다. 멈칫 한 후, 후회했다. '하지 말 걸', '최소한 주변에 달린다고 말을 하지 말 걸', 주위를 둘러보니 함께 달리던 불쌍한 동기들이 있었다.

**'불쌍한 인간들, 나의 꾀임에 넘어가서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