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혁님과는 오늘로 두 번 뵀다. 누생누영 페이지에 남겨둔 '언제든지 연락주세요'라는 문구를 보고 연락을 주신건데 (큰 생각 없이 써놨던거라) 메일 받았을 때는 꽤 놀랐다. 성혁님이 운영하시는 사업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겸 같이 해볼 수 있는게 있을 것 같다며 만남을 제안하셨다. 나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뭘까, 나의 어떤 점이 어떤 사람들에게 어필이 되었던 걸까 궁금해하며 일정을 잡았다. 첫번째 만남때는 수영님도 함께 뵀다. 사랑스러운 타로능력자 수영님💌 결과적으로는 나중에 작은 프로젝트 하나 정도 같이 해보는 걸로 이야기가 되고 있다. 어쨌든 그건 크게 중요한게 아니다.

성혁님과 완전 반대되는 성격이라, 처음으로 내 성격을 마주 볼 수 있었다. 나는 머리 속에 구상해둔 것을 실현하기 위해 직접 툴 배우고 실험해보고 혼자 시도해보는 타입이라면 성혁님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팀원을 믿으며 위임하는 타입이었다. 그래서인지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든 성혁님은 하나하나 흡수하시고 동시에 반박하시며 사업 아이템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드러내셨다. 반면 왜 이렇게 열정있는 분이 실행을 주저하고 있냐며 얄팍한 경험의 이야기를 들며 성혁님께 빨리 뭐든 하라고 잔소리(?)했다.

지하철역에 갈 때쯤 내가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성혁님의 답변은

23살이라는 레버리지를 최대한 활용할 것. 배우려하면 뭐든 배울 수 있고 도움을 받고 싶다면 도움을 얼마든지 받을 수 있는 나이. 성혁님도 23살 때 메일로 이곳저곳 조언을 요청하며 많은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으셨다. 그동안 한 번도 누군가에게 직접 나서 조언을 구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나로 치면, 유명문구브랜드 대표나 텐바이텐이나 배민문방구나 인쇄소 사장님들을 적극적으로 만나야 하는거지.

이렇게 조언 받고 나서, 나는 이것저것 핑계대기 시작했다. 어디까지는 해두고 싶고, 내년에 교환학생가면 흐름이 끊기고 어쩌고 저쩌고... (사실 해 본 적이 없으니까 자신없고 부끄러워서)

그러자 성혁님은 "아까는 그렇게 린하게 하는걸 강조하시더니 왜 본인 거에는 못하세요!"라고 머리를 띵하게 하는 말을 하셨다. '아, 내가 이렇게 원해서 조언까지 구하고 있는 아이디어인데 왜 자꾸 피하고 미뤘을까.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도, 완벽할 수도 없다는 거 알면서' 성혁님께 잔소리했던게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나의 하찮음을 다시금 깨닫고 각자 운영하는 서비스의 진척을 위하여 서로 숙제검사해주기로 했다. 각자 '이 때까지 이거 할게요!'라고 선포하고,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이 숙제를 마치면 다시 만나 점검할 예정이다. 혼자 브랜드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이렇게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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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지 않아서 겁이난다면 일단 해보면 된다. 그러면 해본 사람이 되니까.

오늘의 결론 : 누생누영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