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있는 평일 공휴일, 점심부터 친구를 만나 맛있는 카이센동을 먹으러 길을 나섰다. 문득 올려다 본 하늘이 너무 파랗고 햇살이 너무 좋아서 기분이 한껏 좋으면서도 슬펐다. 예지가 해준 말에 의하면 나이가 들어서라는데, 맞는말인것같다. 요즘들어 행복하면 마음 한 구석이 아리다. 행복하기만 하면 되는데 마음 한 구석에서 애매하게 슬픈 감정들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이 행복이 끝날까봐 아니 끝이 날테니까 느끼는 일종의 아쉬움에서 오는 우울감일까? 우울함의 바다에 잠깐 햇빛이 비춰서 행복한걸까?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아마 할머니가 되어서도 계속 이럴것같다. 그땐 이유를 좀 알 수있을까. 혹시 내 마음속엔 우울이 마르지 않는 바다가 존재하는건 아닐까. 내 울음의 뿌리 나의 바다, 그래도 가끔씩은 햇살에 예쁘게 반짝이길.
난 할머니가 되어서도 지금의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면 좋겠다. 아니, 지금보다 더 현명하고, 다정한, 작은 것들에 관심을 갖지면서, 음악을 흥얼거리고 춤추는것을 좋아하는 자유로운 사람. 여전히 눈물을 잘 흘리고 잘 웃는 사람. 즉흥을 떠나는 여행에도 걱정과 불안보단 설렘을 먼저 안고 신발끈을 꽉 묶는 용기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싶다. 멋진 현진 할머니가 될때까지. 정진할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