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다.
행복은 겨울마다 찾아오는 붕어빵이나 호떡이 아니고, 여름에만 찾게되는 팥빙수 같은 것도 아니고, 봄마다 만개하는 벚꽃처럼 꾸준하지도 않거니와, 가을이면 빨갛게 물들어 신호를 주는 단풍같은 것도 아니다.
지금 이 행복이 끝날까봐 두려워요.
****라고 생각해본 적 있을까?
나는 오늘 그걸 느꼈다. 가족끼리 치킨 두 마리 시켜 나눠 뜯어먹으면서, 시시콜콜 사람사는 이야기하는 프로그램 보면서,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시큰훌쩍거리며 비닐 장갑 끼고 있는 손을 괜히 바스락 비벼가면서 말이다.
엄마아빠는 넷플릭스를 보면서 이래야 한다느니, 저래야 한다느니 아이처럼 말을 주고받고, 동생은 냉동실에서 이 추운날 아이스크림을 꺼내 엄마와 나눠 먹고, 아빠는 내 다리에 기대어 한 손에는 치킨, 한 손에는 소주를 따라 드시고. 그렇게 한참을 있다 방으로 들어오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내가 바란다고 찾아오는 것이 아니구나. 그냥 이 순간에만 있는 거구나.
내 인생이 행복으로만 계속되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아쉽게도 그런 인생은 없을 것이다. 내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나와 당신이 느끼는 그것은 반드시 그 순간에만 있다. 또 그것은 분명히 사라진다. 다시는 똑같은 모습으로 찾아오지 않는다.
3개 1000원 주고 붕어빵을 사먹듯 행복을 살 수는 없으나, 가슴 속 천원을 항상 품고다니면 언젠가 붕어빵 가게를 만났을 때 충분히 기뻐할 수 있듯이,
그렇게 우연히 찾아올 행복을 온전하게 맞이할 마음을 가지고 있다가, 그 순간을 기뻐하면 그만인 것이다.
행복과 나의 역할은 딱 거기까지다.
우연히 오고, 우연히 맞이하는 것. 충분히 마중하고, 편히 배웅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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