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삶을 살아가는 중. 어떻게 보면 대부분의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은 이렇게 살 것 같음. 나만 유독 ‘반복되는 굴레’에 살아가는 건 아닌 듯 하고, 다들 똑같이 출근하고 퇴근하고 여유되면 사람도 만나고 집에 돌아와서 다음날 출근을 맞이하는 쳇바퀴같은 삶. 쳇바퀴 속에서 중간 중간 휴식으로 나타나는 비일상의 경험이라 불릴만한 여행, 이벤트 등을 만들고, 그 날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삶이랄까.

8시 19분에 1호선 급행 전철을 타면, 이런 저런 글을 읽고 9시 40분에 사무실에 도착함. 오전에 업무를 좀 보고, 점심을 먹고온 뒤 다시 이런 저런 아티클을 찾아 읽음. 오후에 다시 업무를 보내고 나면 퇴근할 시간이 다가옴. 퇴근 시간에 딱 맞춰서 퇴근하지는 않지만, 왕복 200km의 출퇴근 길은 퇴근 전에 어딜 가기에도 애매한 거리라 생각되어 집으로 곧장 가게 됨. 막상 집에 도착한다 하더라도, 바로 자거나 하지는 않고 업무 시간에 봐왔던 글들을 내 걸로 흡수하기 위해 다시 정리하고 글을 쓰는 시간을 가짐. 글을 쓰는데 욕심을 주면 줄수록 자야할 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생김. 평균 수면시간이 4시간인 건 문제가 있음. 요새는 이 피로가 제대로 풀리지 않은 채로 누적되고 있다는 걸 많이 느낌. 요새 글만 보더라도 잠이나 건강에 대한 언급이 많아졌음.

이런 반복에서 새로운 이벤트가 생길 확률은 극히 낮음. 의도적으로 다른 일을 경험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하는데, 나는 평일에는 책을 통해 하고 주말에는 평소에 하지 안 했던 걸 하려고 노력하는 듯함. 그리고 안 해봤던 걸 하면서 느낀 경험들을 내 생각을 담아 정리하고자 함. 그냥 좋았네라고 하는 것보다 무엇이 좋았는지,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 좋아하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게 흘러가는 경험이 아니라, 안목으로 확장시키는 과정이라 생각함.

남들은 새로운 이벤트가 있는 삶을 행복이라 말할 수 있지만 나는 반복되는 삶은 그 자체로 치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함. 반복이라는 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 삶이니까. 반복의 과정이 마냥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생각함. 요즘 말로 있어보이게 말하자면 ‘루틴’임. 생각보다 이게 없고, 깨지는 순간 몸에 오는 부담이 전체적으로 증가하는 것 같음. 루틴이 정말로 중요함. 최근에는 출근길 인풋, 퇴근길 아웃풋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데 이걸 하지 않으니까 계속해서 해야할 일이 밀리고 쌓이고 결국엔 하고 싶지 않은 감정까지 오게 되었음. 일련의 과정이 스트레스로 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다시 반복의 과정으로 돌아갈 필요성을 느끼고 있음.

반복되는 삶이 지금 내 처지에서는 제일 중요한 삶의 방식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