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해커스 대구 동성로 지점 옥외광고인데, 특이한 점이 있다.
거기엔 토플 수업이 없어서 광고에도 ‘토플’이란 단어는 찾아볼 수 없다.
YBM 동성로 지점은 토플 강사가 2명이다.
상황이 이러니, 급하게 토플 점수가 필요한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서울엔 파고다, 해커스, YBM 같은 유명 어학원의 수많은 지점이 있고, 토플 강좌가 ‘없어서’ 못 듣는 경우를 상상하기 힘드니까.
비슷한 예로, 대구에서 맛집을 탐방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말이 있다.
“대구엔 라멘, 평양냉면 맛집이 없다.”
맛잘알인 척하려면 가끔 써먹어 보자.
라멘 격전지라 불리는 마포 근처를 자주 갔던 나 역시 매우 공감하는 말이다.
평양냉면은 맛집이 없는 게 아니라 점포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서울에 3년간 살다 내려온 대구에서 자주 두 사례를 겪으며,
지방에 산다는 것은 곧 수많은 선택지를 포기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A안과 B안 사이 수많은 절충안과 세밀한 취향은 들어설 자리가 없다.
물론 수요와 공급이라는 명료한 논리로 설명되는 이치일지 모른다.
토플은 토익보다 응시자가 적고, 평양냉면과 라멘은 호불호 갈리는 음식이며, 몇 가지 요건에 따라 맛의 선예도가 갈리는 매니아틱한 음식이니까.
다만 서울이었다면 세밀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순간에, 대구에서는 좁은 선택지를 두고 고민해야 한다는 점은 확실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