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분께 권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이 궁금한 당신, 목표를 세워 잘 살려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아 짜증 나는 당신, 나 빼고 모두 건전하고 훌륭하게 사는 듯해 불편한 당신, 다짐했다가 무너지고 또 다짐하는 의지박약 이야기에 동하시는 당신, 미련이 철철 넘쳐 주체하지 못하는 찌질한 이야기가 땡기시는 당신을 위한 맞춤 에세이입니다.

오늘 제 글을 3 문장으로 요약하면...

  1. 걍생은 그냥 산다의 줄임말로 갓생과 대조되는 개념으로 쓰인다

  2. 작심삼일의 전형적인 작태 - 갓생을 살아보자 다짐한 지 삼일도 안되어 걍생으로 전락하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갓생이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머릿속으로 계획은 세우고 있다


갓생을 부르짖으며 뜻을 찾고 트렌드를 분석해서 글을 올린 게 며칠이나 되었다고 (정확히는 3일) 걍생으로 돌아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갓생의 끝을 잡고 놓지 못해 질척거리는 미련의 끝을 보이는 찌질한 사람, 바로 접니다.

걍생: 그냥 사는 삶(生)의 줄임말. '갓생'과 대조적으로 사용되는 말. 유사어로 막생(막 산다)이 있다. @284. 섬홀 님께서 알려주신 말

지난 3월 15일, 그러니까 지난 수요일입니다. 갓생(God生)이라는 새로운 단어를 접하고는 그 뜻을 찾아보고 트렌드를 분석하며 신나라 했습니다. 당연히 그 노력의 결론은 나도 갓생을 살아보겠노라 다짐하는 것이었습니다. 놀이처럼 재미있게 하겠다고 갓생 빙고게임 템플릿에 갓생 1일 차 포스터도 만들어 올렸지요. 빼도 박고 못하게 증거로 쾅! 글까지 올려놓았습니다.

갓생(God生): 나도 한번 살아 보자, 갓생

그리고 정확히 사흘째, 작심삼일의 완벽한 예시라도 되는 양, 저의 갓생살기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갓생은 무슨 갓생, 그냥 사는 걍생으로도 모자라 막사는 막생으로 변해가는 것 같습니다. 평범한 제가 무턱대고 갓생을 다짐하다 겪는 부작용, 바로 짝꿍과의 대화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다짐한 것만으로도 갓생을 몇 년은 산 것 같은 착각에 빠져 버린 저, 짝꿍과 이야기하다 자랑스레 떠벌린 게 화근이었습니다.

“갓생이라고 알아?” “아니, 그게 뭔데, 갓 태어난 거?” “요즘 유행하는 말 이래. 신처럼 산다, 잘 산다 해서 갓생이라고 한대. 중3 학생이 갓생산다고 올린 거 봤는데 잠 7시간 채워 자고 운동도 하면서 공부도 학교 수업 외에 7시간씩 매일 집중하는 자기 스케줄을 올려서 엄청 인기였어. 등교할 때 경제의 신 팟캐스트 듣고 말이지..” “중 3인데? 건전한 트렌드네, 훌륭해” “그래서 말이지, 나도 갓생을 살겠다고 다짐을 했단 말이지. 오늘부터 1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