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쓰는 글,
대게 연초 혹은 연말이 정신없이 흘러가듯이 나의 상반기도 정신없이 흘러갔다. 연말 회고를 하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맞추어 준비하고 실행하고 일과 삶에서 드디어 내가 만족하는 삶을 찾았지만 그 나름대로 그 안에서의 고민은 계속되는 것 같다.
일 : 마침내, 드디어, 간절히 원하던 고등학교 때부터 생각했던 좋아하는 것에서 잘하는 일을 찾자는 나의 뭐랄까,,, 삶의 모토라고 해야 할까.. 언제부터 가지고 있었는지 모르는 이 다짐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운이 좋게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PM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IT업계는 매일매일 변화하고, 새로운 것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것을 익힘과 동시에 아카이빙을 하면, 또 이런 지식들을 더 똑똑하게 아카이빙 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무한한 배움의 길이 끝을 알 수 없이 펼쳐져 있다.
PM의 주요 업무로는 주체적으로 일을 해야 하고, 일정을 관리하며, 끝없는 커뮤니케이션 늪에서 개인 업무시간 확보를 해야 하며, 프로젝트에 책임을 져야 하고 매번 우선순위와 싸우면서 나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나, 굿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며 내 기획서로만 따라오는 팀원들에게 긍정적인 힘과 할 수 있다는 믿음도 심어줘야 한다. 그러나 오너의 결정이 즉각적으로 일에 영향을 주는 경우엔, 울며 겨자 먹기로 끼워 넣는 거듭된 수정을 거친다. 등등 밖에서 볼 때와 직접 경험하는 것에 차이가 크지만 이렇게 모든 일을 한꺼번에 하는 것에 대해 난 훌륭한 멀티플레이어가 될꺼야라고 생각했던 나의 오만함도 있는 것 같다. 업무 범위에 대한 간극도 꽤 크다.
그러나 너무 재밌다. 할 때마다 짜릿한 경험을 선사한다... (아직은..) 가끔 짧은 스프린트로 배포 할 수 있는 것들을 처리할 때는 그 짜릿함이 배가 될 때가 있다. 처음엔 이 모든 것을 내가 결정해야 한다고...라는 쫄보마인드가 너무 심해서 가슴속에 프로젝트를 공유하지 않고 품고 있었을 때도 종종 있었다. 그러나 가지고 있는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한두 번 씁쓸한 경험을 한 후에는 공유가 쉬워졌다. 말이 공유지 사실은 발표가 무서운 것이었을 수도..
어릴 때부터 나의 생각들을 표출하는 것이 좋았고, 지금도 인풋을 받으면 어딘가로 표출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게 20대 초반에는 디자인이었고 여러 가지 경험을 얻으며 비즈니스라는 무한한 가능성의 분야가 재밌어지면서, 자연스럽게 PM이 되기로 결정한 것 같다.
4월이 다 지나가고 있을때에, 야근을 하고 집에 가면서 엄마랑 통화를 했었다. "엄마 나 힘든데 너무 재밌어 매번 짜릿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엄마는 10번을 넘게 설명해드려도 PM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 모른다. 엄마가 "단순한 일이 아닌 창의적인 일을 해서 참 기특해 네가 재밌으면 된 거지 엄마도 그걸 바랬어"라고 말했다. 이 짜릿함이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한번쯤 마주하게될 매너리즘과 번아웃에 대해 고민할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일상 : IT 분야에 있으면, 매일매일 노력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기분이 참 많이 들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