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못자고 뒤척인 듯하지만 사실 9시부터 잠들어서 5시간이나 자고 깨어났다. 요즘 퇴근하고 나면 저녁 먹자마자 바로 잠들어서 다음날 출근 전에 겨우 일어나곤 했는데 이상하게도 중간에 깨어나 잠이 다시 들지 않아 뒤척이고 있다.

직장을 옮기고 출근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출근 전부터 시작된 미팅은 출근해서 줄줄이 이어졌고 세팅이 끝나기도 전에 촬영목록이 우수수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첫 촬영이 시작되었다.

오랜만에 조명 촬영에 소품도 미처 다 도착하지 못한 상태에서 급하게 촬영해야 해서 아쉬움은 남았지만 그래도 홈페이지에 조금이나마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는 점에 의의를 두었다.

사람들이 다 착하고, 착해서 반응도 잘해주고 그래서 괜스레 어깨도 으쓱해졌다.

그리고 어제는 SNS 컨텐츠 첫 촬영을 했다. 스튜디오에 들려 부랴부랴 오전 미팅을 끝내고 짐을 챙겨 사무실로 이동했다.

사무실 촬영이 있어서 조금 걱정했는데 채광이 잘 드는 공간이라 다행히 잘 나왔고 당일에 바로 발행됐는데 반응도 좋은 편이라 한시름 덜었다.

그리고 사무실 근처 공원에 가서 야외 촬영을 했는데 생각했던 그림대로 나와주어서 너무 만족스러웠다.

땀이 빗방울처럼 손등에 툭툭 떨어질 정도로 덥고 까만 모기가 끊임없이 괴롭히는 상황임에도 즐겁게 촬영을 마쳤다.

월요일에 발행될 예정인데 벌써 기대된다.

반응이 좋아야 계속해서 관련 컨텐츠를 뽑아낼 수 있기에 실시간으로 드러나는 지표인 ‘좋아요’ 수가 무척이나 신경 쓰인다.

부디 잘 나오길!

조명 촬영과 자연광 촬영을 오가며 다양한 촬영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의 가능성을 한정 짓지 않고 일할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었다. 그거로 충분히 좋았다.

중간에 실수한 부분들이 있었는데 평소 같았으면 심장이 벌렁거리고 자책감에 빠져 힘들었을 텐데 이상하게도 그렇지 않았다. 큰 실수는 아니라 다행히 잘 마무리되었다.

처음이라 모를 수도 있지, 다음엔 신경 써서 해야지.

신입과 경력의 차이는 이런 것일까. 조금 더 상황에 대해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

요즘들어 내가 해온 것들이 무의미한 것들이 아니었구나, 내게 쌓여온 것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느꼈다.

남과 비교하면서 항상 부족함을 느끼며 열등감을 느끼곤 했는데 나는 나대로 잘해왔구나 싶었다.

물론 아직 부족한 게 사실이고 더 열심히 쌓아가야 하지만 스스로를 저평가하진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