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희님이 말씀해주신것처럼 이 책을 가장 먼저 완독하게 되었다! 귀신 같으시군요!
이 책은 박선아 작가님의 책이다. 어쩌다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게 된건지는 정말 모르겠는데 꽤 오래전부터 작가님을 알고 있었다. 본업이 작가는 아니고 요즘 핫한 젠틀몬스터랑 누데이크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하고 계신다. 작가님의 다짐들, 관찰한 사물들, 일과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 등으로 미루어보아, 내가 지향하는 삶을 앞서 살아가고 계신 것 같아 오랜 시간 지켜보게(?) 되었다.
이 책을 사겠다는 다짐만 4319102번 정도 한 것 같은데, 결국 내 돈 주고 산 책도 아니고 생일 선물로 받게 되었다. 진짜 이 곳 저 곳 서점에서 보고, sns에서도 보고, 심지어는 아빠가 나온 신문을 부탁받아 사고보니 같은 페이지의 하단 광고도 작가님 책이었는데 뭘 그리 미뤄왔을까...
이 책은 책과 함께 책 판형과 똑같은 무지 노트를 주는데, 표지가 예쁜 건 둘째치고 기획의도가 좋다. 산책할 때 챙겨나가는 노트라니. 산책하다보면 여러 차례 단상이 떠오르는데, 정말 쓱 내 머릿속을 지나쳐가는 것도 느껴진다. 뒤늦게 머리를 붙잡아보아도 잘 떠오르지 않는다. 아쉬운대로 카톡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에 차곡차곡 쌓아가긴 하지만, 노트 양쪽을 구분해서 적거나 작은 그림을 그리거나 사각사각하는 연필 소리가 빠진 메모는 뭔가 부족하다. 그런 점에서 '산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이 책에 '산책'할 때 쓸만한 노트를 함께 주는 건 ... 엄청난 기법이다!

이상하게 이 책을 읽는 동안 수필을 읽는 이유에 대한 질문을 두 차례나 받았다.
질문을 받고 문득 돌아보니 내 책장에는 대부분 수필이었고, 그 다음이 지식 습득을 위한 책, 그 다음이 잡지 ... 소설책은 하나도 없다.
이 사랑스러운 책과 있었던 일을 떠올려보며, 동시에 수필은 읽고, 소설을 읽지 못하는 이유도 정리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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