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주 월요일 밤마다 온라인으로 자칭 ‘어엿한 창작자’를 꿈꾸는 4명이 모여 속닥거리는 모임을 하고 있다. 사사로운 근황부터 실천 목표 근황, 소소한 고민거리부터 창작을 지속하고픈 진심 어린 고민까지. 경계 없이 수다를 떨듯 대화를 나누며 일주일의 시작을 즐겁고 ‘활기차게!’ 보듬는 모임이다.
이번 주 월요일에는 ‘무용함’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내 창작이 과연 쓸모가 있을까?” 간단하지만 막상 생각하려면 어려운 고민. 특히 그림을 그리는 일은… 솔직히 말하면 삶에 그다지 쓸모 있는 일이 아닌 것처럼 여겨지는 게 사실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네, 미술사학을 전공했으며 그림을 다시 그려보려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홀홀). 그림 안 그려도 살 수 있다. 잘 살려면, 돈 굴리는 전략이나 집 구하는 방법이나, 회사에 다닌다면 월급을 올려줄 전문성을 쌓는 것이 정말 쓸모 있을 것이다. 나는 이게 사회의 보편적인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창작한다는 건 삶의 필수적인 요소로 느껴지지 않는다.
“무용한 것… 무용한 일상이 의미가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음, 저는 무용한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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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창작, 예술의 쓸모.
“예술이 사는데 정말 필요할까?”
미술사학을 공부하며 미술 에세이를 쓰면서 가장 많이 부닥친 고민이자 벽이다. 아마 눈에 보이진 않지만 탐스러운 멍이 내 이마 어딘가에 나 있으리라. 그리고 영광의 상처(?)와 함께 나는 결론을 내렸다. 쓸모없는 게, 사람을 더 사람답게 만든다고. 쓸모없음이, 사람을 더 다채롭게 존재할 수 있게 한다고. 여기서 ‘쓸모없음’을 ‘예술’로 바꾸면 내 가치관이 나온다.
예술은 사람을 더 사람답게 만든다. 예술이 사람을 더 다채롭게 존재할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