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키워드가 없다>

그런 날이 있다. 머릿 속이 복잡하고 해야될 건 많은데 뭘 해야될 지 모르겠고 그러다보니 아무것도 안하게되니 그런 날. 지금 내가 그렇다. 키워드도 생각이 안나고 억지로 하나를 정해서 쓰자니 그럼 그건 글을 쓰는게 아니라 숙제를 하는게 되니까.

오늘은 구구절절 주저리주저리 글을 쓰는 날. 하고 싶은 얘기는 없다. 머릿 속에 떠다니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 글을 적어야 그 생각들이 제자리를 찾아 갈 것 같다. 며칠동안 뉴스레터 초안을 쓰느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어제 생각했던 컨셉이 오늘은 별로이고 어젠 괜찮았던 글이 오늘은 별로인 그런 하루하루였다.

이런 날은 다 놔버리고 하루정도 푹 쉬고 싶지만 막상 그러면 다시 루틴으로 돌아오는게 힘들걸 잘 알기에 꾸역꾸역 인스타그램을 올리고 글을 찾고 글을 쓴다. 뉴스레터를 엎고 다시하고 엎고 다시 하는 이유는 '두려움'인 것 같다.

어디서 '게으름은 두려움으로부터 나온다'는 글을 봤는데 내가 지금 결과물을 내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두려움 때문인 것 같다. 거기에 목적과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 콘텐츠를 좋아하기도 하고 세상의 많은 콘텐츠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나처럼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근데 한편으론 만족스러운 수치를 내서 나중에 내 포트폴리오의 한 부분으로 만들고 싶기도 하다.

전자와 후자 중에 내 우선순위가 무뎌질 때마다 주저하게 된다. 전자가 앞설 땐 진도가 잘 나간다. 컨셉도 명확하고 내가 좋았던 글들을 모으고 정리했다. 근데 후자가 앞서기 시작하면 모든게 올스탑이다. '이걸 사람들이 볼까?', 내 만족감을 위해 만드는 뉴스레터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차라리 광고공부 계정에서 커뮤니티를 활성화 하는게 낫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이젠 잘 모르겠다. 뉴스레터를 꼭 해야되나? 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재밌을 것 같아서 시작해보려고 한건데 누가 시킨걸 억지로 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니. 나도 참 이상하다. 어쨋든 나만 보는 뉴스레터가 아닌 이상 쓸모가 있어야 한다. 내가 만든 뉴스레터는 어떤 쓸모를 가질 수 있을까?

처음 인스타그램을 만들었을 때처럼 하다보면 내가 만족하는 결과를 얻는 순간이 올까? 궁금하다. 역시 글을 쓰니 좀 해소가 된다. 다시 열정적으로 뉴스레터에 덤빌 에너지를 얻었다. 다시 힘내서 뉴스레터에 살을 붙혀나가야겠다. 신기하다. 적다보니 마음이 너무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