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인터뷰를 시작한다
사람들을 만나고 공감하고 대화하는 즐거움, 인터뷰를 통해 넓히고 키우고 싶다
입 다물고 귀는 쫑긋, 내가 하는 인터뷰는 상대를 더 알기 위한 인터뷰다
유시민 작가와 정훈이 만화가의 '표현의 기술'이란 책을 읽은 후로는 부쩍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갑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글을 읽어 나 자신의 생각과 글에 녹여내는 '공감의 글쓰기'라는 주제가 마음속에 들어와 떠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생각이 많은 요즘입니다. (공감의 글쓰기, 그리고 표현의 기술 내용이 궁금한 분은 글 하단의 관련 글 보기를 참조하세요)
이런 생각들이 몽글몽글 여물어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 중입니다. 제멋대로 붙인 이름 바로, '당신이 궁금해' 프로젝트. 시작은 얼마 전 들어간 리북스 북클럽에서 나누던 대화였습니다. 더 재미있게 운영하는 방법이 없을지, 더 많은 분이 즐겁게 참여할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이었습니다. 제가 요 몇 달 겪어본 이 북클럽의 관점 포인트는 바로 책을 읽으며 경험하는 다양한 소통 방식입니다. 다양한 번외방도 좋지만 모임을 진행하는 '리더'들도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매월 다른 리더들이 다른 주제의 책을 이끌어 갑니다. 책을 서점에서 찾아보듯이 매월 모임을 이끄는 리더를 재미있게 소개하는 콘텐츠가 있으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내었습니다. 그리고 공감의 글쓰기와 배움은 실행으로 완성된다는 누군가의 말이 떠올라 제가 진행하고 싶다고 자원까지 했습니다. (리북스 북클럽이 궁금하신 분을 위해 글 하단에 리북스 카페 링크를 올립니다)
막상 이야기를 마치고 돌아서는데 머릿속에 먹구름이 낍니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자원했을까, 벌려놓은 일, 밀린 일도 있는데 싶습니다. 그렇지만 먹구름 너머 반짝이는 별들이 너무 소란스러운걸요. 재미있겠다, 하고 싶다며 쫑알거리는 생각들을 머릿속 새장에 묵혀두기에는 너무 찬란합니다.
새로 시작하는 프로젝트, 현황(baseline) 분석이 우선입니다. 직장 생활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 관계를 맺어가며 일한 경험은 차고 넘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이라는 명확한 주제와 공통 목표가 있었습니다. 저의 애착 프로젝트(pet project), '**당신이 궁금해'**는 질문받는 사람에 대해서 궁금할 뿐, 딱히 공통된 주제나 이익관계가 얽혀 있지 않습니다. 순전히 알고 싶어서, 친하고 싶어서 시작하는 인터뷰, 제게는 낯설기만 합니다. 그래도 인터뷰 초짜라고 몸 사리고 않습니다. 그간 읽고 배우고 경험했던 시간과 노력의 힘을 믿습니다. 모래알 같은 기억을 탈탈 털어 저만의 인터뷰 가이드와 템플릿을 만들어 봅니다.
인터뷰라고 썼지만 대화라고 읽고 싶은 저, 인터뷰의 형식을 빌긴 했지만 요점은 마음을 터놓고 상대방이 궁금해 시작하는 대화랍니다. 그래서 인터뷰를 마치면, 혹은 인터뷰 내용을 읽고 나면 아하, 상대방은 이런 매력이 있구나, 나와 저런 면이 비슷하고 다르구나,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싶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된 뿌듯함,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의 또 다른 면목을 발견하며 느끼는 호기심, 앞으로 더 친하고 싶다는 설렘. 이런 감정을 북돋아줄 수 있다면 제게는 백 점 만점에 백 점을 주고 싶을 겁니다.
시작이 반이라던데, 인터뷰의 시작은 뭘까요? 바로 인터뷰할 상대를 정하는 것, 그리고 어떤 내용으로 인터뷰를 할지 주제를 정하고 관련 질문을 뽑아 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아보고 생각해 낸 10개의 인터뷰 질문들, 주제는 '책과 함께 하는'입니다. 생각이 튀어나온 곳이 북클럽이니 이보다 더 잘 맞는 주제를 찾기 어려울 듯합니다. 10개의 질문, 각 질문에는 질문 A와 B가 있습니다. 두 개 다 대답해도 되고 (그러면 도합 20개의 질문, 적지 않습니다) 질문에 따라 A와 B 중 하나만 선택하여 대답해도 좋습니다, 너무 복잡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