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누구라도 들으면 꽤나 괜찮은 복지를 제공해주는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마사지실, 수면실, 사내 카페, 유연한 출퇴근시간, 재택근무제도, 교육비 지원, 등. 게다가 프로젝트매니저로서의 업무 자체도 너무 즐거웠다. 또 감사하게도 같이 일하는 팀원들이 너무 좋았다.

  2. 단, 그 이면에는 어마무시한 업무강도가 있었다. 가운데에 한국이 놓여있는 (좌)유럽/아프리카 (우)미주 세계지도를 놓고 봤을 때, 영국에서부터 브라질까지의 시차를 커버하며 13개 국가에 흩어져있는 팀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새벽 2시에 멕시코지사와 콘콜을 해야했던 적도, 발리의 호텔 수영장 선베드에서 노트북을 펼치고 갑자기 터진 문제를 수습해야했던 적도 있었다.

  3. 뭐든 일을 맡으면 대충하는 성격도 아니고, 오지랖퍼에 책임감이 더해져 스스로 일 중독을 자처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후회는 전혀 없다. 두배로 일했던 만큼 단기간에 그 이상의 배움과 성장이 있었고 평생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도 만났기 때문에.

  4. 하지만 역시 장기간 지속된 5시간 남짓되는 수면시간과 불규칙한 식사는 곧 몸에 이상을 초래했다. 결국 개인적인 비전과 건강을 위해 퇴사를 결정했고, 1년을 배낭을 매고 아프리카와 남미 여기저기를 여행했다.

  5. (TMI) 나는 여행을 정말 사랑한다. 호캉스도 좋고 도시여행, 유명 관광지를 보러다니는 것도 물론 좋지만, 나는 그 나라에, 그 도시에서 살듯이 느리고 깊은 여행하는 것을 사랑한다.

  6. 일에 치여 살때는 매일 주어진 일을 쳐내기 바빠 삶을 생각할 여유도 체력도 없었다. 하지만 여행하는 시간동안 내가 잊고 있던 나의 꿈, 내가 사랑하는 것들, 내가 하고싶었던 것들이 마음 속에서 다시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7. 그래서 한국에 다시 돌아왔을 때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했다. 경제적/시간적 자유도 얻고 삶의 매 순간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내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이루며 살고 싶었기에.

  8. 뭘 할 수 있을지 어떤 것을 할 수 있을지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1. 일단 영어가 되니까 이걸 활용할 수 있는 뭔가를 해보자 -> 미국 아마존 판매

  2. 어떤 제품을 팔지? 친구의 아버지가 개발/제조/판매하고 계신 카케어 제품이 우리나라에서 전문가들 사이에서 인지도도 있고 제품력도 있는 것 같은데 이걸 팔아보면 어떨까?

  1. 그래서 친구와 얘기하던 중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었다. 현재 B2B로만 판매되고 있는 카케어 제품을 B2C로 확대해서 국내와 해외에 판매해보면 어떨까하고. 그렇게 친구와 함께 사업을, 동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2. 동업은 절대 하면 안된다 혹은 친구는 돈문제로 엮이면 안된다는 말을 흔히 한다. 그리고 알고 있다. 동업은 신중해야한다는 것을. 하지만 우리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뭉친 동업이 아니라 그 돈으로 우리가 이루고 싶은 비전과 방향성이 같은 곳을 향해있어서 함께 사업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것이 맞겠다.

  3.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다. 그냥 소셜미디어에서 몇백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기 많은 사람이 아니라, 세상에 작은 변화를 만들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진짜 인플루언서. 돈? 물론 열심히 벌어야한다. 목적이 아닌 비전을 실현시킬 수단으로써.

  4. 이것이 내가 사업을 시작한 이유다. 그래서 오늘도 좌충우돌 대한민국의 카케어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한다.

사업은 20년 9월에 시작했지만 뒤늦게서야 시작한

#그웬킴창업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