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항상 벼르고 있던 <모든 것이 되는 법>을 드디어 사서 읽기 시작했다.

60페이지 쯤 읽었고, ‘당신의 ‘왜’에는 무엇이 있을까?’라는 파트가 나왔다. ‘왜’를 찾는 건 사이먼 사이넥의 골든 서클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쭉 익숙해져왔던 개념이고, 회사에서도 그거 찾느라 죽을맛이었던 적이 종종 있어서 이젠 나한테 오히려 식상하기까지 했다.

저자는 다음을 읽고 해답을 찾아보라고 했다.

<aside> 💡 당신이 완전히 살아있음을 느끼고 물 만난 물고기처럼 활력 넘쳤던 시간을 생각해보자. 그때 당신은 무엇을 하는 중이었는가? 두 눈을 감고 그때의 환경이 어땠으며, 누가 함께 있었고, 기분은 어땠는지를 떠올려보자. 세부적인 것을 더 많이 기억해낼수록 좋다. 마치 그림을 그리듯 할 수도 있다. 그런 순간은 당신의 직업 이력 중의 경험일 수도 있고, 아주 개인적인 경험일 수도 있다.

</aside>

기억을 더 쉽게 불러오기 위해, 가장 최근의 것부터 떠올려봤다.

코딩 공부

작년 초, 그러니까 졸업 직전에 학교에서 지원을 받아 자율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그때는 그냥 학교를 뜨기 전에 단물을 쪽쪽 빨아먹고 싶은 마음+학생일 때 뭐라도 더 해놔야 하지 않나 하는 다소 절박한 마음에 야심차게 ‘앱을 만들겠다!’고 지원서를 써서 냈고, 덜컥 붙었다.

붙은 것까지는 좋았지만, 백지에서 앱을 완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점점 초조해졌다. 그래서 그때 스파르타코딩클럽 앱개발 종합반을 끊고, 15인치 맥북을 빌려다가 무작정 코딩을 시작했다. 코딩이라고는 ‘까만 화면에 알록달록 영어 글자’ 정도밖에 몰랐으면서... 무모함이 내 장점이자 단점이다.

지금 생각하면 믿을 수 없지만 그때는 학교 수업도 듣고, 광고대행사에서 알바도 하고, 알바 끝나면 공유오피스 가서 코딩하는 걸로 하루가 꽉 찼었다. 물론 무지 엄청 완전 힘들었다. 그렇지만 이때 자바스크립트 공부하면서 화면 하나 완성하고 기능 하나 추가할 때 느꼈던 기쁨이 바로 떠오르는 가장 최근의 기쁨이다.

밴드 활동

밴드 동아리를 5년 동안 했다. 처음 공연에 참여해서 연습하던 때가 내 학창 시절 중에 제일 건강하고(아직 술에 찌들지 않은) 열정적이고 순진하고 행복했던 때이지 않을까 싶다. 내가 직접 연주하고 부르는 것도 신기한데, 다른 악기들과 어우러져서 곡 하나를 완성하는 과정 자체가 처음 느껴보는 짜릿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