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
영감노트. 영감이라는 단어를 처음 봤을 때 떠오르는 단어다. 재작년 여름쯤 '광고공부'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다. 계정의 첫 목적은 '공부'였다. 당시엔 카피라이터가 되고싶었다. 내가 적은 문장이 광고영상에 담기고 그 문장을 통해 울림을 줄 수 있다는게 매력적이었다. (물론 지금은 콘텐츠 마케터가 되고 싶다.)
무튼 광고공부라는 계정에 다양한 영감들을 수집하고 있다. 내가 눈에 불을 켜고 다니면서 찾은 글도 있고 정말 우연히 좋은 영감들을 찾은 경우도 있었다. 내가 수집한 영감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고 도움이 되는 것을 보며 작게나마 공유의 중요성을 느낀다.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기 때문에 이런 선순환이 즐겁다.
하지만 좋은 점이 있는 만큼 스트레스 있는 법. 첫번째는 '내가 모은 영감들이 나한테 정말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도 많고 올리진 않았지만 나에게 도움이 되었떤 글도 많은데 '이것들이 어떤 output으로 나에게 도움이 될까?' 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계정 운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시각도 넓어졌고 얻은 것도 많지만 나중에 '마케터'라는 직업을 갖는 데에 있어서 또, 마케터 일을 할 때 '이 영감들이 얼마나 도움이 되지?' 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을 들여서 한 노력들이 좋아요 수치가 아니라 내 인생에 몇 퍼센트 도움이 됐다는 걸 보여주면 참 좋을텐데. 무튼 시간이 지나고 점점 취준의 현실을 느낄 때 마다 이런 고민을 한다.
두번째는 수치에 대한 고민이다. 팔로워 수는 이미 내 예상을 넘어버렸다. 다른 사람들의 기준은 모르겠지만 나에겐 감사하기도 하고 벅차기도 한 팔로워 수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좋아요나 노출, 도달, 공유, 저장 같은 수치들에 집착하게 된다. '전엔 이만큼의 수치가 나왔는데 지금은 왜 이정도 밖에 안되지?' '이런 글은 사람들이 안좋아하나?' 이런 생각들에 사로잡힌다.
분명 시작은 '공부', 내가 좋아서 시작한건데 수치에 잡아먹혀 버렸다. 사실 나는 사람들의 수치를 좋아했던게 맞을 지도 모르겠다. 계정을 운영하면서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반응이기 때문에.. 요즘은 영감의 늪에 빠졌다. 내가 올리는게 나의 영감인지 영감인 척 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좋아요 수의 증감을 신경쓰게 되고 기분이 수치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아무래도 지금 하는 활동 중에 가장 좋은 반응을 얻은게 인스타그램 계정이라 그런가? 무튼 영감의 늪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