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나는 콘텐츠를 좋아한다.
어쩌면 그렇게 믿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면서, 또 운영하기 위해 만든 나만의 콘텐츠 아카이브가 있다. 별건 아니지만 노션에 내가 봤던 콘텐츠, 볼 콘텐츠들을 기록해두는 것이다.
약 200개 가량의 콘텐츠를 업로드 해놓고 이따금씩 들어가서 본다. 나는 이 행위에 큰 만족감을 갖고 있었다. 정말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 같기도 하고 있어보이니까. 하지만 서민규님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콘텐츠 폭식을 줄이고 배운 것' 이라는 글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대략적인 글의 내용은 <회사말고 내 콘텐츠의 저자인 서민규님도 콘텐츠를 많이 보고 접하는 분이라고 한다. 어느새 무분별한 콘텐츠 폭식자가 되어있는 자신을 보며 밑미 콘텐츠 소비일기 리추얼을 기획하게 됐고 폭식에서 벗어나며 얻은 것을 적어놨다. 이걸 보면서 정말 공감이 됐고 콘텐츠 섭취에서 소화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콘텐츠를 무차별적으로 섭취하면서 얻은 가장 큰 문제는 점점 주관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브런치,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되어 있는 글을 보면 좋은 단어, 좋은 문장이 넘쳐난다. 저 사람은 멋있는 사람이고 나보다 잘난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이 마구든다. 그러면서 나는 그 사람의 생각을 정답인양 생각하게되고 그 과정에서 내 관점은 뒤로 물러난다. 요즘 나의 가장 큰 관심사가 뚜렷한 내 관점을 갖는 것인데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이 이를 방해한다니 아이러니하다.
무튼 이제 나도 콘텐츠를 소화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하루에 1개의 콘텐츠를 보더라도 그 콘텐츠를 씹고 뜯고 맛보고 다양하게 바라보면서 나만의 정의를 내려야겠다. 지금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찾은 콘텐츠가 좋았다면 링크를 복붙해놓고 쌓아두는게 아니라 바로 섭취하고 소화시킬 것이다. 나는 지금 콘텐츠 소화장애를 겪고 있는 것 같다.